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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상이란 건 없다.   by 조익성
BY 한근태

나이 탓인지 상갓집과 혼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쓴다. 두 개가 겹칠 때는 혼사보다는 상갓집을 가는 편이다. 좋은 일이야 다른 방식으로 축하해도 되지만 슬픈 일은 직접 얼굴을 보고 위로를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많은 분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상갓집에서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를 할 것이냐는 늘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궁색한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잘못하면 위로라고 한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막내인 김 사장은 형님 누님과 나이차가 크다. 큰형님은 거의 아버지뻘이다. 늦둥이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다른 형제들에 비해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자랐다. 어머니와도 친밀도도 유달리 높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매주 찾아 뵙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은 후에도 친밀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에게 어머니는 단순히 그를 낳아준 어머니 이상의 존재였다. 안식처고 선생님이고 신 같은 존재였다.

그런 어머니가 여든 중반 나이에 돌아가셨다. 몇 년 노환으로 고생을 했고 다들 예상한 일이지만 그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어머니가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해 본적이 없고 당연히 큰 충격에 빠졌다. 상갓집에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근데 그의 젊은 장인이 문상을 와서는 그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호상이네 호상이야. 그 동안 자네도 자네 집사람도 병 수발하느라 고생 많이 했네. 또 살만큼 사셨고 큰 고통 없이 돌아가셨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게.” 장인 입장에서는 사위를 위로한다고 한 말이지만 그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 그 말이 너무 섭섭했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중 그가 한 말이다. “어머니는 제게 하늘입니다. 어머니 없는 삶은 상상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잃은 제게 호상이라니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 사건으로 저는 마음의 문을 닫았습니다.”

예상했던 죽음도 그런데 갑작스런 죽음은 말할 것도 없다. 충청도가 고향인 50대 중반의 아주머니를 알고 있다.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주변 평판이 좋다. 시골에 계신 그 분 아버지는 지붕을 고치러 올라갔다 실족하는 바람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80대 중반의 적지 않은 연세지만 정정하 셨던 분이다.

초상이 끝난 후 식사를 같이 했는데 그 분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시골에서 자랐지만 저는 아버지와 무척 친했습니다. 다른 자식들에 비해 유난히 궁합이 잘 맞아 예뻐해 주셨지요. 그래서 전화도 자주하고 자주 찾아 뵈었지요. 지지난 주에도 갔었지요. 그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겁니다.

아버지가 80대 중반 나이지만 한번도 아버지 나이가 많다든지 혹은 돌아가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건강했거든요.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신 겁니다. 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근데 많은 사람들이 위로한답시고 호상이라며 잘 됐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듣기 거북했어요. 호상의 기준이 뭔지, 당신은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좋았는지 따지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어요.”

누구나 평생 한번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한다.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그 슬픔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래서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 지 모른다. 호상이란 말도 나름 위로의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죽음에 호상이란 있을 수 없다. 120세에 돌아가셔도 그 사람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하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특히 친밀도가 높은 자식에게 호상이란 말을 써서는 안 된다. 할 말이 없을 때는 그저 손을 잡고 가만히 있는 편이 낫다. 위로란 꼭 말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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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문상가면 그런 소리 들으면서 참 의아했기 때문에 좋은 글이라고 생각해서 퍼 왔습니다.
호상이란 건 문상객들끼리나 두런두런 조그맣게 하는 얘기지
상주한테 껄껄대면서 그런 얘기하고 그러고 그러는거 아니라능...


  오태환 동의합니다~ 2011/09/2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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